한국경제硏, 긴급세미나

일자리도 4만5251개 줄어
철강서만 수출 24억달러↓

‘習 2기’中도 도전 전면화
韓경제 샌드위치 신세 우려

미국 통상 압력이 세탁기·태양광·철강에 이어 반도체·자동차 업종으로 확대될 경우 우리나라는 향후 5년(2018∼2022년)간 적어도 68억600만 달러(약 7조2900억 원)의 수출 및 17조1825억 원의 생산유발 손실을 입고, 4만5251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지난 3일 시작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후 본격화할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경제 정책 여파로 신산업·첨단 산업 등에 대한 중국의 도전까지 전면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혁신성장의 속도를 극대화하지 않으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대미 통상전략 긴급 점검’ 세미나(한국경제연구원 주최)에서 발표한 ‘미국 통상압력 조치, 전망과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년 동안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통상 정책 추이를 볼 때 최근 들어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는 프로세서(컨트롤러 포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처럼 분석했다.

특히 철강 산업의 경우 글로벌 관세(25%) 부과에 따른 국내 수출 손실은 24억 달러, 생산유발손실은 6억5798억 원에 이르고, 이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 수는 1만3029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다음으로 타격이 큰 업종은 자동차 업종으로, 수출 손실액만 19억7400만 달러에 이르고, 생산유발손실(5조3967억 원)과 취업유발손실(1만7639명)도 막대할 것으로 추산됐다.

태양광·세탁기·반도체 업종은 각각 17억100만 달러·3억9730만 달러·3억3400만 달러의 수출 손실과 3조6406억 원·8501억 원·7153억 원의 생산유발손실, 1만198명·2381명·2004명의 취업유발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2개국(G2) 위협’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중국 도전은 ‘전면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시진핑 집권 2기의 중국 정부는 질적·혁신 성장을 강조하면서 신산업과 첨단기술산업, 4차 산업혁명 등의 발전을 보다 가속화 할 것”이라면서 “일부 신산업분야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우리를 앞서는 부분도 많고, 거대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차별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혁신정책을 우리는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 산업에서 사실상 세계 1위권에 올랐고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의 주도권 싸움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이관범·임정환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