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철, 부산시장 출마 결심

김영춘·조국 불출마 선언에
중량감 있는 후보 기근 현상
대선 이끈 親文 지원도 기대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18일 알려지면서 부산이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수석의 ‘부산시장 출마론’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부재론’과 맞물려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당 안팎에서 확실한 명분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출마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이 고향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박재호, 최인호 의원 등이 있지만, 초선이어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이 전 수석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경우 시장 후보감 기근 현상이 해결될 뿐 아니라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확실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보수 진영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

이 전 수석과 가까운 한 인사는 “부산은 노무현 정부 시기를 포함해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모두 보수 정치권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엘시티 사건 등 여러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 전 수석 역시 이런 문제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5월 10일 문 대통령 취임 당일 “정권교체는 이루어졌고 제가 할 일을 다한 듯하다”며 유럽으로 출국했다. 6월 귀국 이후 노무현 기념관 조성 사업에 매진하면서 부산에서 조용히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이 전 수석을 포함해 3철(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등 공직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는 나가도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이 전 수석 주변에서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지방선거 출마론이 급부상하면서 이 전 수석이 부산시장 선거를 놓고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부림사건의 피해자로 영화 ‘변호인’에서 송병곤 씨 등과 함께 피해자 배역을 맡은 임시완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3철이 요직을 장악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은 출국을 하면서 현실 정치와 거리를 뒀다. 뉴질랜드로 떠났던 양 전 비서관은 최근 추석을 앞두고 가족과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일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최근 사실상 경기지사 도전 의사를 밝히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동하·이후연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