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성능 에어컨 필터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는 공기조화(공조) 장치를 통해 미세먼지 등이 걸러진 실내공기가 유입된다. 현대자동차 제공

그랜저, 암모니아 냄새도 흡수
이온 발생기로 세균 증식 막아

BMW, 박테리아 입자 차단에
아우디는 항알레르기 기능까지

SM7, 별도의 방향제 없어도
6種 향수가 송풍구에서 솔~솔

배기가스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타이어 마모 등에 의한 비산먼지 등으로 뒤덮인 도심 도로 위를 달리는 주행 특성상 자동차 실내공기를 관리·조절하는 공기조화(Air Conditioning·공조) 장치는 차량 내 다른 핵심 안전장치들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창문을 꼭 닫은 채 히터를 틀고 달리는 운전자들이 많아 차량 내 실내공기 관리가 더욱 강조된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탔을 때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나쁜 실내공기 탓에 피로와 두통을 느낄 경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더욱 빈틈 없이 공기를 정화해주거나 아예 아로마 향기 등을 생성해 운전자를 쾌적하게 해주는 공조장치와 관련 기술을 신차에 적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그랜저에 미세먼지 포집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고 유해가스 흡착 기능을 더한 ‘고성능 에어컨 필터’를 적용하는 한편 실내 환기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설계의 공조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존 일반 에어컨 필터의 경우 약 0.5㎜ 두께의 일반먼지 포집층만 존재했던 것에 비해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2㎜ 두께의 고성능 필터는 일반먼지 포집층, 초미세먼지 포집층, 냄새 포집층, 지지층 등 4겹의 독립 기능층으로 구성돼 공기정화 능력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2.5㎛ 이하 초미세먼지 포집률을 95%까지 높였고 기존에는 잡지 못했던 암모니아 냄새와 이산화황 냄새도 각각 93%, 70%를 흡수해 차량 악취까지 잡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신형 그랜저는 전자 방사식 이온 발생기를 장착해 공조장치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에어컨 냄새를 잡고 실내공기 질을 높였다. 차량 앞유리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차 스스로 습기 발생 여부를 사전에 감지하고 자동으로 에어컨을 작동시켜 창이 흐려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오토 디포그’ 기능도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공조기술이다.

해외 고급차 브랜드들 역시 공기정화 성능을 높인 공조시스템을 앞다퉈 적용하고 있다.

BMW 신형 7시리즈에 장착된 ‘오리지널 마이크로 필터’는 기계적 여과시스템, 전자기적 원리, 활성탄소 등 3단계 필터링 단계를 거쳐 5㎛ 크기의 미세먼지, 꽃가루, 석면 입자 등을 모두 걸러내며 디젤 미세먼지, 박테리아 등 더 미세한 입자들도 60%까지 차단한다. 아우디 A6와 A8, Q7 등에 적용된 ‘오토매틱 에어 컨디셔닝’ 시스템도 특수 마이크로 섬유로 구성된 에어필터를 통해 공기 중 가장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낸다. 올 6월부터 A1, A3, Q3 등에 장착된 새로운필터에는 항알레르기 기능까지 추가됐다.

볼보가 개발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은 여러 개의 액티브 탄소 필터와 활성탄층을 통해 꽃가루와 먼지, 배기가스 분진 등을 걸러내고 차량 내부 악취도 제거한다. 특히 신형 XC90과 S90에 장착된 다중필터는 0.4㎛ 이하 미세먼지까지 70%가량 걸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쾌적한 운전을 위해 음이온 등을 발생시키고 차량 실내공기에 향기를 더하는 기술도 보편화하고 있다. 르노삼성 SM7에 장착된 ‘퍼퓸 디퓨저’는 샤넬, 지방시 등에 향수 원액을 공급하는 프랑스 로베르테의 6종 향수가 별도 방향제 없이 송풍구를 통해 은은히 실내에 전달되도록 했다. 또 SM6, SM7 등에 활성화 수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차량 내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이오나이저가 탑재됐다.

인피니티가 도쿄(東京)과학대와 공동 연구해 개발한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은 내장 센서를 통해 외부 온도와 통풍 패턴을 결정한 뒤 자연풍에 가까운 바람을 제공하고, 아로마 디퓨저로 숲 속 풀향기 느낌이 나는 아로마 향기를 송풍구를 거쳐 내보낸다. 렉서스 LS 시리즈도 ‘나노-e 음이온 발생기’를 장착해 공기를 정화하고 악취를 제거하는 효과를 낸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공기정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미래 기술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실내에 지속적으로 뜨겁거나 차가운 공기를 내보내는 대신 일종의 ‘에어 버블’을 만들어 원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공조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버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실내에 유입되는 공기는 특수 필터를 거치는데 이 필터는 이산화탄소, 습기, 미립자 등을 분리해 실내공기 질을 높여준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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