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0일 경북 군위군 군위휴게소에서 정철규(54·왼쪽 일곱 번째) 휴게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일터 인증 현판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⑥ 군위휴게소

보호시설 등 정기적 방문
밥해주고 성금·물품 전달
“좋은 일 계속 해 나갈 것”

“평소 못 보던 직원들 얼굴 보러 가는 거지요.” 지난 10일 경북 군위군 군위휴게소에서 만난 직원 최종란(여·50) 씨는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나가는 이유에 대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군위휴게소 70여 명 직원들은 업종 특성상 2교대로 12시간씩 강도 높은 근무를 하는 탓에, 같은 근무조가 아닌 직원들과는 만나기가 어렵다. 근무조가 같더라도 상행 휴게소와 하행 휴게소 근무자들도 마주칠 일이 없다.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 봉사활동이 평소 같으면 볼 수 없는 직원들 간의 ‘만남의 장’이 된 것이다.

군위휴게소 직원들은 지난 2014년부터 매월 1회 군위군의 독거 노인들을 휴게소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다. 또 군위군의 청소년 보호 시설 ‘청소년의 집’에는 성금과 물품 후원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찾아가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고 돌아온다. 근무 중인 직원과 비번인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최 씨는 “봉사활동을 가서 노인분들이나 청소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우리가 큰 선물을 받아서 돌아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봉사활동을 해온 탓에 지난 4월 정철규(54) 군위휴게소장이 월급 일부를 떼어서 매달 모금하는 ‘착한일터’ 캠페인 참여를 직원들에게 제안했을 때 직원들은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었다. 정 소장은 “많지 않은 월급 가운데서 얼마를 또 덜어서 기부하는 일이다 보니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웠지만, 대번에 80%가 넘는 직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경희(여·52) 휴게소 부소장은 “정 소장이 착한일터 이야기를 꺼낼 때 ‘전생에 덕을 못 쌓아서 우리가 이렇게 고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니 다음 생에도 고생하지 않으려면 착한 일을 많이 해야 된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던 게 기억난다”며 웃었다.

11월 현재 군위휴게소 직원들의 이름으로 모금된 금액은 총 242만4000원이다. 큰 액수는 아니어도 직원들 마음이 담겨 뿌듯하다는 정 소장은 “앞으로도 직원들 몸이든 마음이든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좋은 일을 찾아 함께 계속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착한일터 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내놓은 직장인 정기기부 브랜드로, 사랑의 열매 나눔콜센터(080-890-1212)를 통해 기부 상담과 문의가 가능하다.

글·사진 =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