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사고·집단 독단화 빠져
우화속 ‘벌거벗은 임금님’꼴
국민 맞서 이기는 정부 없어”

“청와대가 우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버금가는 ‘집단 독단화’에 빠졌다”(채진원 경희대 교수), “청와대가 마치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섬인 것 같다”(김형준 명지대 교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19일 ‘우병우 경질’이 아닌 ‘이석수 공격’으로 대응하자 각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시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실세인 우 수석의 비리 의혹에 쏠려 있는데 청와대는 이 특별감찰관과 특정 언론의 내통 의혹이라는 곁가지를 부각시키며 본말을 전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 교수는 “민심은 우 수석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오히려 그를 감찰한 이 특별감찰관의 자질 논란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민심은 상관없이 자기들 좋은 대로만 생각하고 움직이는 ‘집단 사고’ ‘집단 독단화’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민심과 동떨어진 외딴 섬에 살고 있다는 게 다시 확인됐다”며 “국민과 싸워서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국민 여론은 우 수석 해임이 아니냐”며 청와대의 대응을 개탄했다. 허 교수는 “이 특별감찰관이 (기자에게 우 수석에 대한) 감찰 시기와 (그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겠다는 내용을 말했다는 건데, 이는 예정사항일 뿐”이라며 “(이 특별감찰관의 행위는) 특별감찰관법 위반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비밀 누설이라고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수 시민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희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청와대가 공식 입장까지 내면서 특별감찰관을 대놓고 비판했는데, 이런 행위는 국민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법치국가이자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아주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남석·박세희·박효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