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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50여명에 안내문 발송
‘27일 회동 참석해달라’ 요청

비박 “파벌주의 본색 드러내”
후보 밀어주는 자리 관측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맏형인 서청원(사진) 의원 주재로 오는 27일 대규모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은 8·9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이틀 앞둔 날이다.

22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서 의원은 친박계 의원 50여 명에게 만찬 회동 참석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서 의원은 안내문을 통해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리고, 부응하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27일 오후 6시 만찬 회동 참석을 요청했다.

서 의원 측은 “여러 친한 의원님들이 지지해 주셨는데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게 돼 이에 대해 설명드리면서 가볍게 밥 먹는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 당대표 후보들 모두가 완주 의사를 밝혀 친박계 내 교통정리가 안 된 상황이어서, 이날 친박계 의원들이 한 후보 ‘밀어주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만찬 회동엔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몇몇 친박계 전당대회 후보들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엔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주도하는 충청포럼도 대규모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윤 의원의 녹취록 파문으로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당 안팎에선 또 파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박(비박근혜)계 관계자는 “계파 청산 선언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자기들끼리 대규모로 만나 식사를 하나”라면서 “가뜩이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민한 시기인데 이렇게 파벌주의 본색을 드러내니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최근 녹취록 파문에서 불거졌듯 친박계와 비박계가 나뉘어 서로의 약점을 갖고 폭로전을 하며 대결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도 ‘도대체 저 집단은 뭐하는 집단이냐’고 헷갈려 하는데 이렇게 또 보스 중심으로 뭉치는 것인가”라며 “보스를 보지 말고 국민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박계 당권 후보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에 대해 “우리끼리만 넘어가면 괜찮다는 생각은 오만이고, 우리가 덮으면 덮일 것이라는 생각은 자만”이라며 “당 윤리위원회는 신속하게 진상을 조사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전날 전당대회 컷오프 기준을 마련했지만 당대표 후보를 5인으로 하되 컷오프 대상 후보가 2인 미만일 경우 컷오프를 하지 않기로 해 무용론이 일고 있다. 다른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현재 당대표 후보로 나선 6인 모두 경선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컷오프가 별다른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맥빠진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