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는 역대 처음으로 미처리법안이 1만 건을 넘어서는 등 ‘일하지 않은 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

미처리 법안이 양산된 것은 의정 평가를 의식한 의원들이 법안 발의를 남발한 탓도 있지만 여야 정쟁과 국회선진화법 등의 영향으로 법안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인 미처리 법안 중에는 노동개혁 및 일자리 창출 등 정부가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중점처리 법안으로 선정한 것도 적지 않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 19대 국회 출범 이후 13일 현재까지 접수된 법안은 총 1만7769건으로, 이 가운데 가·부결 또는 폐기 등 어떤 식으로든 처리된 법안은 768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1만86건은 고스란히 계류된 상태다. 접수 법안 중 의원 발의는 1만6676건, 정부 제출은 1093건으로 의원발의법안 중 6924건만 처리되고 9752건이 계류돼 있어 의원들이 발의만 하고 처리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결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만 하면 되는 본회의 부의 요청 안건도 31건이나 된다. 17대와 18대의 법안처리율은 각각 51.2%, 44.4%였지만 임기가 16일 남은 19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은 43.2%에 불과하다.

오는 19일 예정된 19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끝나면 국회에 계류 중인 1만 건 이상의 법안은 고스란히 폐기된다. 이 중에는 민생 관련 법안도 상당하다. 노동4법은 파견법에 가로막혀 있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적용 대상에 의료산업 포함 여부를 놓고 발목이 잡혀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