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비만 환자 증가 영향에
삶의 질 중시 숙면진료 는 탓
치료제·숙면산업 매출 급성장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비만 환자가 늘어나면서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면클리닉과 치료제 등 치료 분야는 물론 숙면을 돕는 침구·가전·식품 등 수면산업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8만9500명에서 지난해 45만5900명으로 57% 이상 급증했다. 수면장애는 단순히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뿐 아니라, 밤에 6시간 이상 자도 낮에 졸린 현상이 나타나는 과다수면증, 잠들 무렵 다리에 느껴지는 불편감으로 잠을 못 이루는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 등 80여 가지에 달한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장애 환자가 최근 갑자기 급증했다기보다 과거에는 먹고살기 힘들어 잠자는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숙면을 위해 진료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또 불면증이 잦은 노인 인구가 고령화로 인해 늘어났고, 수면무호흡증이 흔히 나타나는 비만 인구가 증가한 점도 수면장애환자가 급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 환자의 66%는 50대 이상으로 장·노년층에서 많았다. 또 최근 입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수면 부족 등으로 과다수면증 현상을 겪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면산업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면클리닉은 대형병원은 물론 일반 의원에서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침대, 침구, 차(茶), 아로마테라피, 숙면을 돕는 소형 가전 등 ‘건강한 숙면’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은 지난해 수면 관련 용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7%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교수는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아 해법도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숙면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특히 최근 뇌 각성을 높이는 스마트폰 화면을 취침 전에 보는 것은 숙면을 위해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