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뉴파티 토론회서
자기정치한 현역 ‘물갈이’
2차 컷오프 기준 재시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3일 “우리 당은 그동안 계파 간의 이익, 어느 특정 계파의 패권으로 당이 운영됐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뉴파티위원회의 ‘버니 샌더스, 더민주 혁신을 말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당의 행태를 볼 것 같으면 계파끼리 싸우다 보니 국민으로부터 점차 외면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3선 이상 의원 50%와 초·재선 30%를 대상으로 2차 컷오프(공천 배제)를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컷오프 기준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 ‘리더십과 비전의 부재’ ‘막말과 윤리규범 부재’ ‘계파 정치’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토론회 인사말에서 “세상이 변한다면 사람도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정당의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우리 당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런 식으로 한국의 야당을 끌고 가면 결국 일본 자민당처럼 일당이 몇십 년 지배하는 그런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계파 정치를 이용해 ‘자기 정치’를 하려는 현역 의원들을 ‘2차 컷오프’에서 제거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4·13 총선을 계기로 친노(친노무현) 강경파·운동권 의원들을 물갈이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발제자로 나선 문병주 민주정책연구원 연구기획실 실장은 야당의 문제점으로 크게 리더십의 부재·정체성과 비전의 상실·정책과 전략의 혼란·막말과 윤리규범의 부재 등을 뽑으며 “노선투쟁과 무조건 자기편을 감싸고 상대편을 배척하는 진영·이념정치를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실장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기만의 논리로 정치를 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보다는 파벌, 당의 정권 창출보다는 자신의 당선과 단기적 이해 추구에 매몰돼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도 샌더스 열풍을 언급하며 “이제 정치는 과거 이념과 관성의 운동이나 권력주의 정치가 아니라 새 시대의 가치와 감각, 미래 세대 등과의 결합을 통한 운동으로서의 정치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