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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서 내뿜는 중금속 실어와
외출땐 마스크, 물 하루1.5ℓ마셔
호흡기·소화기 방어력 강화해야

외출뒤 손으로 눈 비비지 말아야
소금물로 눈 씻으면 되레 증세악화
운동은 실내서 걷기 등 적당하게

해마다 이쯤만 되면 중국에서 모래바람이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우리나라를 뒤덮는다. 황사는 오래전에도 늘 있었지만, 최근 들어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급속한 산업화 탓이다. 공장에서 내뿜는 규소,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황사먼지에 실려 함께 날아오기 때문이다. 중금속이 몸에 차곡 차곡 쌓이면, 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호흡기·소화기 강화 = 중금속은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서 우리 몸에 들어오기 때문에 결국은 호흡기와 소화기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을 강화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우선 황사 때에는 하루 물 8잔 정도를 마신다.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물질의 침투를 더 쉽게 하기 때문에 따뜻한 물이나 음료수를 적어도 하루 1.5ℓ 이상 섭취하도록 한다.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음식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유해물질의 배출을 늘리려면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서 장 운동을 항진시켜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또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므로 음식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 엽산, 비타민 C, 비타민 B 등 과일과 채소에 많은 항산화 영양소들은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과일과 채소 섭취가 늘어나면 우리 몸에 흡수되는 열량이 적어지기 쉬운데, 이에 대비해 황사철에는 평상 시보다 열량 섭취가 줄지 않도록 동물성 식품 섭취를 조금 늘리는 것이 좋다. 간식을 통해 열량을 100∼200㎉ 정도 늘려 섭취해도 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엇보다도 봄철은 신진대사가 항진되면서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제때 해야 한다”며 “장은 들어오는 음식물을 바로 이용해 움직이고 영양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제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장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이 작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찬물로 눈 보호 = 황사가 오는 봄철에는 눈이 건조하고 간지러워져 가려움, 이물감, 충혈, 눈물 과다분비,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이 자주 나타난다. 여기에 황사가 몰려오면 유해물질을 함유한 먼지가 눈에 들어가 안구표면의 각결막 상피세포를 자극해 각각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상피세포가 황사먼지와 유해물질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눈물이 나고 가벼운 가려움증,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하고 통증이 있을 수도 있으며 눈곱이 많이 끼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눈 주위가 부어오르기도 하고 드물게는 각막상피가 벗겨져 심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황사에 의한 안질환이 일단 발생하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증상에 따른 치료 이외에는 방법이 없으므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황사현상이 있을 시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나 보호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고, 콘택트렌즈는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으므로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피하게 렌즈를 착용하는 경우에는 평소보다 더 자주 그리고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또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이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져도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 특히 소금물로 눈을 씻으면 눈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눈에 자극증상이 있을 때는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인공눈물을 점안해 주는 것이 좋다.

박인기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황사로 인한 눈의 가벼운 가려움증이나 이물감·충혈 등의 증상은 대개 한두 시간 이내에 없어지지만, 통증과 충혈이 계속되면 진찰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며 “안과의사의 처방 없이 약을 함부로 넣거나 약국에서 산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안약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각막염, 각막궤양,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 걷기 운동도 도움 = 황사가 심하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많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 황사가 심하다고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몸의 나쁜 물질을 없애주는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움츠리지 말고 적당히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은 허약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기 쉬우므로, 규칙적인 근력 운동도 필요하다. 다만 황사는 유해물질에 대한 혈관 수축 등이 뇌졸중이나 기존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나 기존 폐질환,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은 황사가 심할 경우 실외 운동을 과도하게 하기보다는 실내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또 황사가 심한 시기에 감정조절을 못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이 빨라져 나쁜 물질의 흡수가 늘기 쉽다. 따라서 황사마스크를 쓰고 무리하지 않게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야 황사와 같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봄철을 맞아 마스크 등 황사 대비 물품들이 대형매장에 등장하고 있다. 황사 농도가 심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문화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