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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등 수십만원 투자
‘베이비돌’ 수집도 크게 늘어
30代여 “자식같은 느낌 들어”
“대인관계 상처 피하려” 분석

직장인 이미연(여·34) 씨는 2년 전부터 인형을 모으기 시작했다. 인형을 꾸미는데도 한 달에 30여만 원을 투자한다. 이 씨는 “인형의 옷을 입히고 머리를 빗겨주면서 동심에 젖어들고, 애정을 갖고 꾸미다 보니 자식 같은 느낌도 든다”면서 “인형 헤어나 메이크업, 각종 액세서리를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설공주·신데렐라·엘사 등 디즈니영화 속 공주 인형인 ‘베이비돌’을 모으는 성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베이비돌을 위한 헤어 및 메이크업 전문가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점차 메말라가는 인간관계 사이 외로움을 인형을 통해 해소하려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3일 베이비돌 판매 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베이비돌 주문량은 2∼3년 전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달아 베이비돌 관련 새 업종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베이비돌 헤어·메이크업 전문가가 대표적이다. 베이비돌 자체 가격은 4만∼6만 원 선이지만, 베이비돌 전문 샴푸·왁스 등과 같은 헤어 제품을 사용하고, 메이크업이나 머리 손질을 받을 경우 한 인형 당 20만∼3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인형 전문 헤어디자이너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정식 사업자등록을 하고 수입을 올린다.

인형 헤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형 사업이 옷이나 신발 등에 한정됐던 반면, 요새는 인형을 꾸미는 분야가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며 “현재 활동하는 사람 중에는 기존에 사람 헤어 디자이너였다가 인형 헤어 디자이너로 전직한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조만간 인형 전용 미용실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도 생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황승연(사회학) 경희대 교수는 “사람 관계에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인들이 특정 물체에 집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취미 생활 중 하나로 행복감을 느낄 정도로 인형을 꾸미는 것은 괜찮지만 삶의 모든 힘을 인형으로만 채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