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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악재·경제 침체 상황서
반도체 ‘나홀로’ 산업계 주도
1월 수출 52억달러…13% 급증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중국 기업의 추격, 러시아·유럽 경제 침체 등 대외 악재와 내수 부진에 따라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나 홀로’ 수출성장을 견인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정보기술(IT)기업들의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12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의 조사 결과, 글로벌 D램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 합계가 70.4%(기타 지역 제외)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국내외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용량을 담는 미세공정의 기술력이다. 반도체는 같은 용량·성능이라도 칩이 작아질수록 소비전력 효율이 높아진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에서 20나노미터(㎚·1㎚= 10억 분의 1ｍ)와 23㎚로 경쟁 기업들에 비해 크게 앞서가면서 47%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고공행진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전체적인 수율(불량 없는 제품 양산율)과 25㎚ 공정 전환율에서 큰 진전을 보이면서 42%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분기 매출 증가율이 13%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D램과 함께 양대 축인 낸드플래시에서도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는 1위 수성에 성공했고, SK하이닉스는 약진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분기보다 매출이 4.2% 줄었지만 27.9%의 점유율로 수위를 지켰다. 2위 도시바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6.0%포인트였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을 전 분기보다 1.1%포인트 높아진 11.4%로 끌어올렸다. 3위 샌디스크와는 점유율 격차를 8%포인트대에서 6%포인트대로, 4위 마이크론에는 2%포인트 차이 정도로 따라 잡았다.

이 같은 반도체의 선전에 힘입어 새해 첫 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월 기준 최고 실적을 거두는 데 이바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3.3% 급증한 5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29억3000만 달러)가 17.6%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고, 시스템 반도체(19억1000만 달러)도 9.5% 증가했다. 올해도 반도체 산업은 성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글로벌 D램 시장이 13%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