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환경에서 지내지 않는데도 입과 눈이 자주 마른다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로 자기 자신의 면역 세포들이 침샘이나 눈물샘 등을 공격해 염증을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조직을 파괴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다.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잘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여성 인구 1만 명당 8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원인이나 발생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쇼그렌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구강 건조와 안구 건조 증상이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은 입이 잘 마르기 때문에 입안이 늘 까끌까끌하고, 음식을 먹을 때 물이 없이는 먹기 힘들어한다. 또 간혹 귀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입안이 오랫동안 마르다 보니 치석이 잘 생기고, 이로 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도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자주 들며, 만성적인 충혈과 눈부심이 있을 수 있다. 또 신체 전반에 건조한 증상이 나타나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해 질염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5% 정도에서는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입이 마르는 원인은 고령, 폐경, 당뇨, 복용 중인 약의 영향 등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만 가지고 무조건 쇼그렌증후군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복합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검사는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 또 침샘 조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송란(류마티스내과)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 건조나 안구 건조 증상이 지속되고, 반복적으로 귀밑의 침샘이 붓고 아프거나 관절염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