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풍전등화’ 통진당 이정희(왼쪽 두 번째) 통합진보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오병윤(왼쪽) 원내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위헌 정당해산심판 청구 사건의 최종변론이 25일 끝남에 따라 향후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법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통진당 전체가 이적성을 갖고 있는지 △당헌·당규·강령 등에 이적성이 적시돼 있는지 △그리고 통진당의 존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할 정도로 위협성을 갖고 있는지가 헌재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헌재가 법무부의 통진당 해산청구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은 통진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들이 이적성을 띠고 있으며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할 만한 것이라고 26일 주장했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통진당의 연방제 통일방안, 인민 주권의 개념 등을 볼 때 우리나라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관희 경찰대 교수는 “통진당 강령에 나타난 목적, 활동 내용 모두 우리나라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진당 조직의 본질은 종북이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헌재가 정당해산 심판에서 통진당이 과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위협적이냐를 우선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헌재의 인용 결정을 전망했다.

헌재가 법무부의 청구를 기각할 것이라는 의견을 가진 법학전문가들은 통진당의 이적성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고, 통진당 실체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태롭게 할 정도의 수준인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진당의 당헌·당규 등에 이적표현이 나타나 있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돼 있어서 증거력을 부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헌재 결정 전망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통진당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활동의 자유를 벗어나는 일탈을 했는지를 중요한 근거로 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김병채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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