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도교육청들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심각한 재정난 속에서도 무상급식 예산을 늘리거나 교육감 공약 이행에는 예산을 집중 편성하면서 예산 파탄을 부채질하고 있다.

1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교육청의 지방교육 채무가 올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2조4807억 원에 달하고 보통교부금과 지자체 이전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세입이 11조7160억 원으로 올해보다 3414억 원이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꿈의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에는 45억 원과 1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또 내년 예산에서 ‘누리과정비’는 편성하지 않고 무상급식에는 지난해보다 2억 원이나 늘어난 4216억 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이는 내년도 무상급식 총 예산 7428억 원 가운데 교육청이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부담해야 하는 56% 전액에 해당한다.

인천시교육청도 이청연 교육감의 공약 중 하나로 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처음 시행할 예정인 중학교 1학년에 대한 무상급식비 12억 원, 교육복지 우선 사업비 54억5000만 원 등의 내용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이날 인천시의회에 상정했다. 이 예산안과 관련,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시교육청이 무리하게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강행하려는 바람에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복지 우선 사업비가 올해 77억8000만 원에서 내년에는 54억5000만 원으로 29.9%나 줄어들게 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고양시도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258억 원인 영유아 보육료 및 가정양육비를 92억 원으로 줄인 반면, 시장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올해 267억 원인 무상급식비는 281억 원으로 증액했다. 고양시는 또 내년도 기초연금에는 324억 원만 편성했다. 이는 1년치 예산으로 이를 절반으로 나눌 경우 올해 7월부터 집행한 6개월분의 기초연금 214억 원보다 적은 액수다.

인천 = 이상원 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