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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 정부 무상교육 충돌
기초연금 재정 샅바싸움도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 예산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쪽에선 “법으로 정해졌거나 그동안 부담해 왔으니 계속 예산에 편성하라”는 것이고 반대쪽에선 “내 공약이 아니니 네가 부담하라”는 식이다. 다툼의 발단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모두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무상 복지정책을 계속 늘려온 데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부터 장밋빛 공약으로 출발해 ‘무한질주’하고 있는 무상복지 사업이 4년 만에 재정고갈로 제동이 걸리면서 우리 사회를 흔들어 놓고 있다.

◇ 무상급식 놓고 교육청 vs 광역단체 아우성 = 경남도교육청은 야권 단일 후보로 당선된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합의해 지난 2011년부터 4개년 계획으로 무상급식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김 전 지사가 떠난 뒤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최근 “지방재정이 공무원 급여조차도 지급할 수 없는 상태로 악화하고 있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무상급식은 재고돼야 한다”며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을 선언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와 시·군의 무상급식비 지원이 없으면 내년에 초·중·고교 무상급식 대상자 28만5000명 중 21만9000명에 대한 무상급식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경남도를 압박하고 있다. 경남지역 학부모단체들도 10일 도내 10개 시·군에서 일제히 무상급식 지원중단 철회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선언은 재정이 열악한 인천과 울산 동구, 경기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 무상보육 놓고 시·도교육청, 지자체 vs 중앙정부 ‘서로 네 탓’ =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정부가 시작한 3∼5세 어린이집 지원예산인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는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기초지자체가 맞서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자체 가용재원이 전체 예산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고 무상급식을 하는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까지 떠맡으라는 것은 안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 주도 사업이니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무상급식보다 누리과정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압박에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에 2∼3개월분의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했지만, 경기와 전북도교육청은 재정난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특히 나머지 8개월여분에 대한 대책은 없어 내년 4∼5월 보육대란이 발생하면 책임소재를 놓고 또다시 공방이 불가피하다. 기초자치단체들도 2013년 무상보육이 전면 확대되면서 지자체의 보육비 부담만 3조6000억 원이나 됐고 올해는 1조4000억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 기초연금 재정 부담 지자체 vs 중앙정부 지루한 싸움 = 정부와 기초지자체 간에는 65세 이상의 전체 노인 중 소득과 재산이 적은 70%의 노인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재정 부담을 놓고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 기초단체장 180명은 지난 6일 “기초연금 등 국가사무의 재정부담을 지방에 전가해 지방재정의 파산을 초래하고 있다”며 더 이상 부담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특히 기초연금이 시행되면서 올해 7000억 원, 내년에는 1조5000억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해 상당수 지자체가 ‘복지 디폴트’ 현실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원 = 박영수·대구 = 박천학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