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에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만 강조하면서 일선 시·도교육청의 예산 부족 규모는 앞으로 4년 동안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누리과정과 돌봄교실 등 교육관련 복지정책이 늘어나면서 올해 전국 지방교육청의 세입은 55조9000억 원, 세출은 57조4000억 원으로 1조5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또 이 같은 적자 폭이 계속 늘어나 오는 2017년까지 9조9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9월 말까지 집행된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73.5%인 것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법정 전입금 16.9%, 지방채 3.9% 등 외부 의존 수입이 94.3%에 달하지만 인건비는 59.9%, 학교지원금 22.6%, 지방채상환비 1.9% 등 삭감하기 어려운 경직성 경비가 무려 80%를 넘어섰다.

특히 교육복지 정책사업비의 경우 지난 2008년 전체 예산의 2.7%에 불과했으나 교육감 직선제 도입과 정치권의 복지논쟁으로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등 각종 교육복지 관련 사업이 확대되면서 2013년에는 9.4%로 급증해 지방교육청의 예산 부족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교육복지 프로그램의 재정규모가 2011년 9260억 원에서 2012년 1조1645억 원, 2013년 1조1964억 원, 올해 2조1503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과 중앙정부는 선거 때마다 경쟁적으로 내걸었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가 명목으로 잡아준 예산까지 자의적으로 편성하면서 정부와 시·도교육청, 광역자치단체 등이 서로 ‘예산 부족은 네 탓’이라며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