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심각 최경환(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여야 정치권이 ‘증세’와 ‘복지 축소’ 사이의 갈림길에 섰다.

무상보육·무상급식 등 복지정책에 대한 재원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여야가 증세의 길로 갈지, 복지 축소로 갈지를 포함해 이번 논란의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복지 확대와 증세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 필요성을 제기해 귀추가 주목된다.

여야는 일단 복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세금 수입은 거꾸로 줄어드는 추세가 심화되는 ‘재정 불균형 현상’을 지속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정치연합은 재벌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 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새누리당은 ‘선택적 복지’라는 기치하에 조심스럽게 증세 확대 방안이 불붙고 있다.

실제로 문 위원장은 무상복지 논란과 관련해 “예산심의 완료 전에 보육·급식예산 모두 적정수준이 반영되도록 여야가 부자 감세 철회 등 증세에 합의해야 한다”며 “합의가 어려우면 증세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법은 증세문제로 갈 수밖에 없다. 초이노믹스는 부자 감세, 서민 증세다. 재벌의 사회적 책임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에서도 증세 논의가 다시 내부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상복지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정처 없이 복지를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증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기조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