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교육복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감 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나온 포퓰리즘 공약이 재정압박에 따른 재원 부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것이다. 진보 교육감의 대표적 공약인 무상급식을 포함, 복지 수혜자의 상황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 무상교육복지 정책으로 인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정작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의 배려가 절실한 소외계층 학생들의 복지정책 관련 예산이 삭감되거나 아예 사라지는 등 교육일선의 역차별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각종 보편적 무상교육복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 주는 선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전국의 학교급식경비는 지난 2007년 4조1973억 원에서 2013년 5조6502억 원으로 1조4529억 원(34.6%)이 증가했다. 반면 학생안전을 위해 쓰이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교육환경개선사업비는 2008년 2조2938억 원에서 2013년에는 1조3507억 원으로 41.1%가 삭감됐다. 전국 평균 학생 1인당 학습준비물비도 2009년 1만7700원에서 2013년 3만1400원으로 증가했지만, 재정상황이 악화된 올해 2만9900원으로 4.8% 감소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133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교원의 82%가 “저소득층 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학교 안전시설 확충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교육현장의 현실에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보편적 무상교육복지의 늪에서 빠져나와 모든 복지 정책을 재검토해 꼭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성호(교육학) 중앙대 교수는 10일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등 정치권에서 공약해 시행 중이거나 시행예정인 보편적 무상교육복지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