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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분야 법정 지출 금액
2019년 100조원 넘을 듯
인구 고령화 구조적 요인
복지분야 비중 계속 늘어

재원 마련은 고려조차 하지 않은 ‘무상 시리즈’가 남발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되기만 해도 관리재정수지가 급증하고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등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데 복지 증대에 대한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69조8000억 원인 복지분야 법정 지출은 2018년에는 96조4000억 원으로 늘어나고, 201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전체 예산에서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초로 30%를 넘어서면서 31%를 기록했다.

내년 예산에서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은 새로운 복지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 아니다.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복지 혜택을 받는 대상자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새로운 복지 제도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재정 건전성이 복지 때문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는 뜻이다.

복지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무상 급식, 무상 보육 등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지 제도는 한번 시행하면 철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다. 국민들이 ‘당연히 누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쓸 돈은 많고 들어올 돈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나라의 ‘곳간 사정’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보수적인 추계에 따르더라도 우리나라의 관리재정수지 적자액은 △2014년 25조5000억 원 △2015년 33조6000억 원 △2016년 30조9000억 원 △2017년 24조 원 △2018년 18조1000억 원에 달한다. 오는 2018년까지 관리재정수지 누적 적자액만 132조1000억 원이다.

나라 살림살이가 매년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빚(국가 채무)이 늘지 않을 수 없다. 기재부의 공식 전망에 따르더라도 국가채무는 올해 527조 원에서 2018년에는 691조6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정부의 전망치는 새로운 복지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국가채무는 정부의 전망치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전체 예산에서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의 비중은 가만히 있어도 매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복지 제도를 새로 도입할 때는 재원 마련 방안을 동시에 내놓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