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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피트짜리 요트를 타고 홀로 항해를 즐기고 있던 한 남자(로버트 레드퍼드)가 컨테이너 운반선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다. 깨어나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의 요트가 인도양 한가운데에서 떠다니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요트는 파손된 부분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항해 장비와 무선통신은 모두 고장 났고, 게다가 거친 폭풍까지 몰려온다. 그는 파손된 선체를 고치고, 남은 음식과 빗물을 받아 증류해 마시며 버텨간다. 육분의와 해도만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나가는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대양의 조류를 따라 화물항로까지 나아가 지나가는 배에 의해 구조되는 것이다.

작열하는 태양, 주변을 맴도는 상어 떼, 점차 바닥을 드러내는 생필품으로 상황은 절망적으로 치달아간다. 하지만 이 노년의 사내는 뛰어난 순발력으로 지치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을 헤쳐나간다. 대자연에 맞서 오직 살아내야겠다는,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버텨나가는 그의 삶에 대한 본능적 욕망이 위대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는 로버트 레드퍼드 단 한 명뿐이며 대사도 없이 진행되지만 영화는 관객들을 강력하게 끌고 가다 마지막에 큰 감동을 안겨준다. 이 영화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키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명의 배우만 등장한다는 점과 주인공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과거 회상신 등의 장치를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영화는 세상이란 망망대해에서 숱한 고난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순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는 고난이 찾아와도 절대 삶의 끈을 놓지 말라”고 강조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