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 주변에 유해 부대시설 없는 관광호텔의 건립을 허용키로 함에 따라 대한항공의 숙원사업이 빛을 보게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제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현장에서 대기중인 5개의 대규모 기업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모두 5조7000억 원 가량의 투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차 투자활성화대책에 담긴 ‘손톱 밑 가시뽑기’ 프로젝트의 핵심은 학교 주변에 관광호텔 입주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도심지역 관광호텔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학교정화위) 승인을 얻어야만 하는 학교 주변에는 관광호텔 건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년부터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에 7성급 관광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경복궁에서 불과 1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노른자위 땅이지만 이 지역은 호텔이 들어설 수 없는 학교 주변 50ｍ 이내의 ‘절대 정화구역’이어서 서울시가 건립을 불허해 왔다. 대한항공이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2010년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정부는 호텔 건립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학교정화위의 운영 방식을 바꿔 불승인된 사업들에 대해 재심의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도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이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변경해야만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학교와의 거리를 더 두거나, 담장을 높여 학교와 호텔의 직접적 조망을 차단하는 등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면 재심의가 가능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의 경우 학교정화위 심의 없이 건립 가능)이 통과되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지 내에 어린이 국제테마파크 조성도 지원한다. 이는 현재 강원도가 영국의 멀린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과 손잡고 춘천 의암호 내 중도유원지에 건립중인 ‘레고랜드 국제테마파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5년 레고랜드 개장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중이지만 주민반발과 부처간 이견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 정부는 투자 지원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지원키로 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