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3회째를 맞는 무역투자진흥회의(무역투자회의)가 박근혜정부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회의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월례 수출진흥회의를 통해 ‘수출 100배 신화’를 달성하며 수출주도형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딸인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확대 개편한 무역투자회의를 통해 ‘박근혜노믹스’의 큰 축인 경제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분기별로 한 차례씩 열겠다”던 박 대통령의 약속처럼 무역투자회의는 박근혜정부 5년간 기업규제 개혁과 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하는 핵심 회의체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모든 정부들이 경제정책 조율을 위한 회의체를 운영했지만 무역투자회의는 이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현장 중시 기조다. ‘손톱 밑 가시’ ‘신발 속 돌멩이’로 표현되는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야말로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애로사항 해결)’이 회의의 목적인 셈이다.

회의 때마다 ‘현장 대기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사안들을 가장 먼저 검토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게 단적인 예다. 이날 회의에서도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 건립 지원, 축산·제조·관광이 복합된 관광단지 개발 지원 등 규제로 인해 추진되지 않고 있는 5건의 구체적인 사례들이 논의됐다.

‘부처 간 칸막이 제거’를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유관 부처 장관들이 토론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회의 때마다 이전 회의 결정사항의 진척도를 체크하는 회의 진행방식도 이 같은 현장 중시 기조를 반영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무역투자회의는 현장을 회의실로 옮겨놓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접근방식이 회의 운영 방식에도 반영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안별 접근이 출발점이지만 무역투자회의 역시 궁극적으로는 제도 개선을 지향한다. 조 수석은 “아무래도 초창기에는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결하는 이른바 ‘보텀업(상향식)’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사례가 쌓이면서 점차 (규제들이) 유형화되고 있다”며 “이런 유형들을 제도 개선을 통해 한꺼번에 해결하는 ‘톱다운(하향식)’으로 점차 중심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투자회의는 그 모태 격인 박정희정부의 수출진흥회의와 달리 수출 진흥과 투자 확대 대책을 한꺼번에 다룬다는 특징도 있다. 국내 투자든, 수출이든 불필요한 규제들이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회의에서도 수출 진흥 대책 외에 환경 분야 기업규제 개선 대책,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대책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 개발과 지원책 마련 등은 이전처럼 그대로 진행된다. 이날 회의에서도 농식품 수출 확대 대책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오남석·민병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