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희망사진관 사진사인 하성수(오른쪽 두 번째) 씨가 외국인 관광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제공

“사람들은 저를 ‘희망사진사’라고 부르지만 저는 ‘행복사진사’라고 생각해요.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보면 한없이 행복해지거든요.”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서울시 희망사진관’에서 사진사로 활동하고 있는 하성수(63) 씨는 사진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8일 개관한 희망사진관에서 100일 동안 관광객들을 위해 822건의 기념촬영을 했으며 이 중 외국인이 40%(328건)를 차지한다고 9일 밝혔다. 희망사진관에는 사진작가 조세현 씨로부터 사진기술을 배운 2명의 노숙인 출신 사진사가 상주하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촬영해 1장당 2000원을 받고,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사진관의 1호 손님이었으며 홍콩의 유명 여배우를 비롯해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노숙인 시설에서 거주하던 하 씨는 지난 2월 독립해 임대주택으로 옮겼고, 지금은 적은 액수지만 저축을 하며 희망을 키워 가고 있다. 그는 “시에서 매달 주는 100여 만 원의 성과급과 인화료 수입을 모으고 있다”며 “주변 노숙인들에게도 ‘기술을 배워 자활을 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 씨는 이어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내가 찍어준 사진을 받아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조세현 작가로부터 배운 사진기술로 시간이 갈수록 더 멋진 사진작품이 나오고 있다”고 이 일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요즘 그에게 작은 소망이 생겼다. 바로 광화문광장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개인 전시회를 여는 것. 하 씨는 “희망사진관 사업이 끝나도 계속 광장에 남아 사진을 찍고 싶다”며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봉사를 하고 싶어 집에 프린터를 사 놓았다”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