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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정부, 가계를 포함한 우리나라 총저축률은 2011년 3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OECD 최저 수준이라는 것은 그만큼 가계저축은 쪼그라드는 대신 기업과 정부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임일섭(사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저축 및 소득 양극화 현상의 심각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임 실장은 “연평균 기업저축률은 1990년대 11.9%에서 2000년대 15.9%로 상승한 반면, 가계저축률은 같은 기간 16.1%에서 5.8%로 급락했다”며 “국민연금 등 가계에서 강제 저축 형식으로 내는 사회보험부담금이 증가하면서 정부저축률도 1990년대 연평균 8.2%에서 2000년대 들어 9.9%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임 실장은 가계저축률 제고를 위해 소득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회 전반의 소득 양극화는 글로벌한 현상이지만 사회 유지가 곤란할 정도로 양극화로 인한 사회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요즘 얘기하는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등을 통해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결국 소득 양극화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임 실장은 특히 현재와 같은 내수 위축 상황에서 가계의 직접적인 저축 증대를 꾀하는 것은 적절한 정책 방향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예컨대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의 가계수지는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이 계층이 저축여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임 실장은 “내수 활성화를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고, 저소득층의 과도한 생계형 신용대출 문제도 푸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저축 여력이 있는 중산층의 경우 일부 은퇴 준비를 위한 저축은 필요하지만 오히려 소비를 늘려 내수 회복을 촉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