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을 하락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다른 나라와 견줘 두드러진 교육열풍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이 꼽히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도시 2인 이상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 비중은 12.02%에 달했다. 이는 지난 1990년 8.23%에 비해 3.7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전체 교육비 중 학원 등 사교육비 비중은 더욱 증가했다. 지난 1990년 월평균 학원비는 2만3565원으로 전체 교육비(4만9653원)의 47.46%였다. 1992년에는 학원비 비중이 51.53%로 50%를, 2003년(60.12%)에는 60%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월평균 학원비가 18만5087원으로 전체 교육비(29만8707원)의 61.96%나 됐다. 소비 지출 중에서 학원비 등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가구의 평균 소득은 85.8% 늘어났고, 소비지출은 67.5% 증가했다.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잇단 악재에 가구가 소비지출을 소득보다 줄였기 때문이다.

교육과 관련한 지출도 같은 기간 79.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는 정규 교육비 지출이 37.4% 증가에 머문 영향 때문이다. 오히려 2000년 이후 가구의 학원비 지출은 106.4%나 늘어났다.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의 2배에 가깝다. 사교육 열풍에 이처럼 학원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저축할 여력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 바람을 타고 학원비 자체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가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는 138.6% 상승했다. 반면 학원비는 같은 기간에 212.5%나 올랐다.

대학 등록금이 크게 뛴 것 역시 가구의 저축 여력을 잠식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 등 고등교육비는 389.3%나 급등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 정도 되는 상승률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