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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수입가격은 떨어졌는데 국내 커피가격은 오른다?’

국민 한 명이 한 해 338잔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 음료로 자리잡은 커피 가격을 놓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원두가격과 환율이 동반하락하면서 수입가격도 내렸지만 국내 커피가격은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의 수입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원화 기준으로 117.0으로 2011년(134.4)보다 12.9% 떨어졌다. 2011년에는 100만 원을 주고 커피 원두를 수입하던 것이 지난해엔 87만 원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의 소비자 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같은 기간 105.6에서 110.2로 오히려 4.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외식 커피의 소비자 물가지수 역시 102.4에서 104.9로 2.4% 상승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전세계 커피 원두 생산량의 최대 70%를 차지하는 고급 품종인 아라비카의 가격은 원두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했던 2011년 5월 이후 절반 이상 하락했다. 아라비카 가격은 지난 15일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파운드당 1.3965달러로 지난 2년6개월여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가 품종인 로부스타도 2011년 5월 이후 값이 22% 떨어지면서 19일 장중 t당 2056달러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해 말 달러당 1070.6원으로 2011년보다 81원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은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일제히 커피 가격을 올렸다. 스타벅스코리아(6월)를 시작으로 커피빈(7월), 투썸플레이스(8월), 할리스커피(9월), 엔제리너스 커피(10월) 등이 아메리카노 가격(작은 사이즈 기준)을 각각 300원씩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요 커피 공급업체 중 하나인 J M 슈머커는 19일 원두가격의 계속되는 하락을 이유로 커피 판매 가격을 6%가량 인하한다고 밝히며 국내 커피가격 논란에 불을 지폈다. 슈머커 측은 성명을 내고 “생두 가격이 계속 떨어져 왔기 때문에 자사의 커피 브랜드인 포저스와 던킨도너츠의 커피가격이 즉각 인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머커는 지난해 5월에도 커피의 소비자 가격을 6% 인하한 바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