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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이 예고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북핵에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중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대북 핵 억제전략으로 고려하고 있는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응에는 반대 의견이 높았지만, 찬성 비율도 상당 수준에 달했다. 이는 북한의 도발 행동이 가시화될 경우 군사적 대응 의견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5일 문화일보 여론조사결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우리 정부가 ‘국제 사회와 협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58.1%)이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39.7%)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계층에서 정부의 강경대응을 주문했지만 특히 20대 이하(65.3%)와 학생(63.4%)과 같은 젊은층에서 높았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지역(62.5%)에서 제재강화 의견이 가장 높았으며, 광주·전라지역에서는 대북제재 강화(43.7%)보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54.5%)는 의견이 더 높았다. 직업별로는 블루칼라 계층(68.4%)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강행시 군사적 대응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반대의견(52.2%)이 찬성(43.4%)보다 높았다.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군사적 대응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30대(60.8%)와 40대(61.5%), 지역적으로는 인천·경기(56.6%), 광주·전라 지역(58.6%), 화이트칼라(62.5%)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북핵실험에 대한 강한 제재에는 찬성하지만 군사적 대응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은 한반도에서의 확전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또 북핵 무력화를 위한 이른바 ‘선제타격론’ 등 군사적 대응에 북측이 ‘상상을 초월한 대응’을 강조하며 강력한 어조로 한·미 양측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응에 대한 찬성여론이 43.4%에 달하는 결과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군사적 대응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20대 이하(54.0%), 부산·울산·경남 지역(50.2%), 블루칼라(54.4%)에서 높게 나타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의 선택은 적대세력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라는 논평에서 “미국이 최근 B-2 폭격기를 괌에 배치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응한 요격 로켓을 시험했으며, 동해상에서 핵잠수함 등을 동원해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전쟁 책동이 엄중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한·미가 대북 핵 억제전략에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문제를 고려하는 것과 관련해 한·미가 선제공격할 경우 “무자비한 (매우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 관계자는 전날 북한의 핵 사용 징후가 뚜렷할 때 선제타격하는 방안이 한·미의 대북 핵 억제전략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그런 방안도 고려 대상”이라며 “모든 가능한 방안을 내놓고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