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는 직급이 없다. 법률상의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대표이사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직원들 간에 소통을 할 때는 직급을 부르지 않는다. 더욱이 내부에서 호칭을 할 때는 모두 영어 이름을 쓰도록 규정돼 있다.

예컨대 커뮤니케이션팀의 이기연 대리는 이석우 공동대표를 ‘비노(Vino)’라고 부른다. 이 대표도 이 대리를 ‘엘린(Elin)’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이 대표님’이나 ‘이 사장님’ 따위의 호칭은 카카오에 없다. 다만 대외용 명함에는 대리, 과장, 팀장, 본부장 등의 직급을 표기하고 있다. 이 대표 설명에 따르면 “외부에서 호칭을 뭐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하도 많이 물어봐서 그냥 적당히 붙인 직급일 뿐”이다.

카카오의 분위기는 이 대표의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그는 중앙일간지 기자를 2년쯤 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법학박사(JD) 학위까지 받았지만, 정작 사회 생활의 대부분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하고 있다. 그만큼 틀과 형식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가 카카오톡의 ‘상태 메시지’에 기록한 ‘성공은 (목적지를 향한) 여정일 뿐, 목적지는 아니다(Success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라는 말도 이 대표의 삶에 대한 자세를 보여준다. 그는 카카오톡의 상태 메시지에 기록한 이 말이 그의 좌우명(座右銘)이라고 했다.

그에게 요즘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나도 그렇게 살지는 못했지만…”이라고 단서를 붙인 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는 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같은 인물이 나오지 못하느냐”는 우문(愚問)에는 “미국과 한국에는 모두 다른 환경이 있고,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는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1966년 서울 출생 ▲서울대 동양사학과, 미 하와이주립대 역사학(중국사) 석사 ▲미 루이스앤드클라크 법학대학원 법학박사(JD) ▲중앙일보 기자 ▲미국 로펌 와이스, 젠슨, 엘리스 & 하워드 변호사 ▲한국IBM 사내 변호사 ▲NHN 경영정책담당 이사, 미국법인(NHN USA, Inc.) 대표이사 ▲카카오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