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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9월 한국소비자원 12대 원장에 선임된 김영신 원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소비자 연구가’다. 그는 ‘소비자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했던 1970년대 후반 대학원에서 소비자 문제를 연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소비자를 마케팅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 바라보는 소비자학에 매료돼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원장을 맡으면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학생을 가르칠 때는 새로운 이론과 시각을 현장에 소개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면 소비자원을 이끄는 지금은 우리가 도입한 제도나 시스템을 현실에 반영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즉시 체감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비자학 1세대인 김 원장이 생각하는 현명한 소비란 뭘까. 김 원장은 ‘책임소비’를 강조한다. 소비가 시장경쟁, 환경보전, 에너지 절약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선한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균형 잡힌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전체 인구 중 1%만 돼도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며 “가계저축과 부채 사이의 균형, 소비 지출비 항목 간 균형 있는 판단을 하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좌우명은 ‘작은 것이 큰 것이다’. 크게 되고 싶으면 역설적으로 작게 행동해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모두를 잃는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1952년 서울 출생 ▲숙명여고·서울대 가정관리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소비자학 석사·박사 ▲충남대 소비자생활정보학과 교수 ▲충남대 생활과학대학 학장 ▲한국수자원공사 비상임이사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한국소비문화학회 회장 ▲대통령 산하 소비자정책위·국가경쟁력강화위·물가정책자문전문위·금융감독평가위 위원 ▲한국소비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