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김재연 통합진보당(진보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사파 논리를 펴기 위한 위장 평화논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오히려 강력 대응을 통해 꺾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평화는 힘을 가질 때, 상대의 힘을 누를 힘을 보유한 상황에서만 보장된다”는 게 ‘전쟁과 평화’ ‘힘과 평화’의 논리라는 것이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무력 도발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발언이 국제정치적, 헌법적, 역사적으로 따졌을 때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김 의원을 ‘종북주의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유호열(북한학) 고려대 교수는 7일 “억지력은 억지력대로 확보하고, 대화하고 협상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며 “억지력 없이 대화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의 기본인 억지력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또 “역사가 하나의 준거틀인데 인류역사에서 맞대응 안 한다고 평화롭게 된 적이 없다”며 “그런 의견은 굉장히 순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 입장을 감추는 교활한 전략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연평도 때도 미진하게 대응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준 것도 있다”며 “반드시 보복한다는 의사 표현을 해야 북한의 잘못된 판단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김재연 의원의 말은 평화주의자의 주장이라기보다는 평화 파괴를 용인하라는 반문명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무대응론’이 얼핏 평화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정반대의 의미라는 주장이다. 유 연구관은 “(김 의원의 무대응론은) 헌법의 국토방위권을 훼손하라는 말이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이 할 말은 전혀 아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5조 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국토방위권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dusen56’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노벨평화상 후보인가요. 월남이 패망하기 직전 모습이 어땠던가요?’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아이디 ‘@shwiyong’는 ‘연평도를 초토화시킨 북한을 내버려둔 것은 잘못된 정책, 보복공격하면 전쟁 일어난다고 앞장서 막은 평화주의자인 척하는 종북자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