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와 경찰이 총동원돼 물을 쏟아붓는 작업의 대상이 된 후쿠시마(福島) 원전 3, 4호기는 여전히 위험한 상태이다.

이번에 일본이 3, 4호기를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3, 4호기의 위층에 자리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수조에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끓어오르면서 증발해 수위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연료봉이 수면 위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3, 4호기 주변에는 여전히 방사능 수치가 높아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다.

다만 아사히(朝日)신문 등은 일단 한때 수조가 완전히 바닥났을 것으로 알려진 4호기의 수조에는 연료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가 17일 4호기의 수조가 완전히 바닥났다고 경고하면서 한때 긴장이 높아졌으나, 17일 헬기를 타고 물 투하 작전에 참여한 도쿄전력 직원은 건물에 뚫린 구멍을 통해 수조를 봤고, 수조에는 연료봉이 잠길 정도의 물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들은 오히려 4호기보다는 3호기 수조가 더 위험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3호기 수조의 경우 수위가 현재 상당히 낮아졌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이곳에 보관 중인 사용후 핵연료가 노출,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7일 자위대 작업이 3호기 상황을 개선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헬기로 투하해 수조에 직접 넣을 수 있는 물의 양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물을 투하하는 것이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른 연료봉의 피복제를 찢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8일 일본 원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현 상황에서는 물을 투입해 연료봉의 열을 식히는 것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와 함께 여전히 1, 2, 3호기의 경우 원자로의 냉각수 수위가 낮아져 연료봉이 절반 이상 노출된 상황이며 2, 3호기의 경우 격납용기가 부분 파손된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위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