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7일 강원 화천군 상서면 파포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국학 기공 체조’를 하고 있다. 화천 = 심만수기자

강원 춘천~화천 간 5번 국도를 타고 화천군청을 경유해 북쪽으로 20여분 정도 가면 상서면 면사무소가 소재한 파포리 양지마을이 나온다. 다른 동네보다 해가 빨리 뜨고 해가 늦게 넘어가 양짓말로 불린다.

지난 7일 오전 찾은 이 마을에서는 회관에 주민 20여명이 모여 국학 기공 체조를 하고 있었다. 춘천 국학원 소속인 오영택(47) 강사의 지도에 따라 어르신들은 오른손으로 단전을 때리는 동작부터 시작했다. ‘하나~둘~셋…아홉, 얼씨구 좋다’를 함께 복창했다. 장운동과 혈액순환을 돕는 운동이다. 어르신들은 이어 다양한 동작의 기공 체조를 이어갔다.

장옥화(81) 할머니는 “일주일에 세 번씩 기공 체조를 하는데, 하고 나면 팔도 시원하고 온몸의 기가 모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며 수줍은 듯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어르신들은 점심 식사 뒤 오후에 다시 모여 수지침 교육을 받았다.

지난 2008년 농촌진흥청에 의해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양지마을은 116가구 305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114명에 이른다.

노인회를 중심으로 지난 3년간 장수마을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웰빙체조교실, 짐볼교육, 보건소 건강검진, 게이트볼팀 운영 등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졌다. 회관에 건강관리기구를 설치해 어르신들이 수시로 와서 체력 단련을 하고, 회관 옆에 조성된 게이트볼장에서는 농번기를 제외하고 남녀 어르신들이 모여 운동과 교제를 즐긴다.

양지마을은 주로 벼농사를 많이 짓는데 젊은 농가를 중심으로 오이와 호박, 달래 등의 특작물 재배도 이뤄지고 있다. 노인회에서는 장수마을 소득증진 사업으로 들깨 공동재배, 개복숭아 엑기스 생산, 산천어 등 제작, 한과 생산, 폐품 수집 등의 활동을 벌여 2000여만원의 노인회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장수마을 사업으로 상부상조하는 마을 전통이 더욱 강화됐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장수마을 사업이 올해 끝나더라도 건강 장수프로그램 운영, 소득활동, 독거노인 돌보미 지원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유호경(77) 노인회장은 “소득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 어려운 주민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천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