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북 구미시 옥성면 농소리 ‘남녀 혼합 게이트볼 팀’ 회원들이 지난 19일 오후 게이트볼 게임을 마친 뒤 함께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구미 = 김선규기자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북 상주IC를 빠져나와 구미 방향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10여분간 내려가자 낙동강을 옆에 낀 조용한 마을이 나왔다. 구미시 옥성면 농소리 마을 입구에는 수백년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황금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길가와 집 뒷마당 곳곳에 심어진 감나무에는 감이 빨갛게 익어갔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마을회관 옆에 세워진 ‘전천후 게이트볼장’인 농소게이트볼장에 어르신들이 모여 들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로 구성된 남녀 혼합 게이트볼 팀이 이날은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가을걷이로 바쁜 시기에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 2005년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에 의해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농소리 마을은 다음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게이트볼장을 지었다. 85가구 195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83명에 달하는 이 마을은 어르신 대부분이 농소게이트볼 팀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선열(79) 노인회장은 “게이트볼 팀이 생기고 나서 마을에 활력이 생기고 주민 간 화합도 커졌다”고 말했다. 게이트볼 팀 실력도 일취월장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구미시 게이트볼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008년 열린 ‘국민생활체육 전국 3세대게이트볼대회’에서는 당당히 우승했다.

농소리 마을은 또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만3200㎡의 논에서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저농약 쌀을 판매해 도시민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노인회 소득 사업으로 1650㎡에 이르는 밭에 참깨 농사도 지어 노인회 기금으로 조성해 사용하고 있다.

송춘택(65) 마을 이장은 “어르신들이 소득사업은 물론, 게이트볼과 풍물놀이, 웃음치료, 가요교실 등 각종 노인교실에 참석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농소리 마을은 2005년 구미시 선정 ‘효(孝) 시범마을’로도 선정돼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문화로 귀감이 되고 있다.

구미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