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3일 충남 홍성군 금마면 월암리 봉암마을 마을회관 옆 ‘참새방앗간’에서 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녹두 속을 넣은 송편을 빚고 있다. 홍성 = 곽성호기자

지난 13일 충남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 예산수덕사 IC를 빠져 나와 홍성 방향으로 국도를 타고 10여 분쯤 들어가니 황금 들녘이 펼쳐진 작고 아담한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홍성군 금마면 월암리 봉암마을 마을 회관인 ‘봉암죽산회관’에 도착했더니 바로 옆 120㎡ 규모의 ‘참새방앗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부녀회 회원 10여 명이 ‘참새’처럼 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송편과 약식 만들 준비로 분주했다.

몇 명은 송편 속으로 넣을 녹두를 빻고 있었고, 분쇄기에서는 맵쌀이 잘게 부서졌다. 솥에서는 약식에 쓰일 찰밥이 익고 있었다. 방앗간 벽에는 ‘맞춤떡 가격표’라는 제목에 ‘송편 8㎏ 7만∼8만원, 인절미 8㎏ 8만∼9만원, 시루떡 8㎏ 7만원, 찰무리 8㎏ 9만원, 약식 8㎏ 7만원, 백설기 8㎏ 5만원’ 등 떡 종류와 가격이 적힌 종이가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부녀회 회원들은 방앗간 옆 조그만 정자에 둘러 앉아 녹두 속을 넣은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에 의해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봉암마을은 사업 첫해 이 방앗간을 지어 100% 수작업으로 떡을 만들고 있다. 재료는 모두 마을에서 나는 농작물을 사용한다. 정갈한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홍성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배달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15가마 분량의 송편을 만들어 팔았다. 1년 매출액은 초반에는 1000만∼2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0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특히 봄에 뜯어 냉동고에 저장해 놨다가 만드는 쑥개떡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 때문에 가장 많이 팔린다고 했다. 한기순(61) 부녀회 총무는 “맑고 깨끗한 물로 유명한 홍성쌀로 만든 엿기름과 검은콩으로 만드는 흑두부도 주문을 다 맞추지 못할 정도로 잘 팔린다”고 자랑했다.

봉암마을은 오리농법 쌀과 봉암꿀벌, 죽염된장, 칡즙 등 특산품뿐만 아니라 마을회관 옆에 찜질방인 ‘볏짚과 황토로 만든 야생화건강체험실’등을 갖추고 있어 도시민들의 농촌생태체험 장소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마을은 환경부에 의해 2008년부터 올해까지 ‘자연생태 우수마을’로도 지정됐다.

홍성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