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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좋은가?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고령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고령화의 특징을 어떤 학자는 패러독스(역설)라고 표현하고 있다.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살아야)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게, 남의 도움없이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보다 중요한데 우리나라 노인들은 여러 질병을 갖고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음에서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을까? 장수는 분명 유전적인 영향이 있다. 이런 유전적인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적절한 운동(신체활동)과 영양 섭취, 활발한 사회활동이다.

정지환 할아버지는 이런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장수 비결 중 우선 꼽히는 것이 몸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이다.

흔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뛰고,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등의 운동이 아닌 집안에서 집안일을 하고 시장을 보러 가는 등 활발한 신체활동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운동을 하려면 헬스장이나 수영장, 산에 가야 하고, 옷과 장비도 구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여 운동을 못한다고 하는데 집이나 동네에서 활발히 움직이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장수국가인 일본과 미국 노인들의 생활을 비교하였을 때 좌식 생활을 하는 일본 노인의 신체활동량이 미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생활이 장수하게 하는 비결일 것이다.

‘녹색농가박물관’ 관장인 정 할아버지는 지금도 활동 중이시다. 박물관 전시물을 정리하고 관리하랴, 찾아오는 사람들 안내하랴, 짚신 삼느라 쉴 틈이 없으시고 틈틈이 텃밭까지 가꾸시는 것이 건강 비결이다.

열심히 움직이시는 정 관장의 또 다른 건강 비결은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시는 것이다.

농촌에 가면 어느 곳이나 빈집이나 사용하지 않는 곳이 있는데 이런 공간을 농가박물관으로 만들었다는 생각 자체가 훌륭하다. 모든 일을 열심히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우리 몸을 늙어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균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