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온 국민에게 큰 사랑과 희망을 전한 이들을 선정, 소개하는 문화일보의 ‘금주의 인물’은 ‘2009년 희망의 인물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 47회 선정한 문화일보의 2009년 금주의 인물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 선수가 3회로 가장 많이 선정됐습니다. 박씨는 위기때마다 몸을 던져 2010남아공 월드컵에 남북한 축구팀이 동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한국 축구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스리그에 출전하기도 했지요.

동양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과 PGA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양용은 선수가 그 뒤를 이어 2회를 기록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는 ‘작은 전쟁’이라고도 합니다. 박진감 넘치는 과정과 승리의 감동으로 국민을 결집시키는 힘이 그만큼 큰 까닭이지요. 이 전쟁에서 승리, 국민에게 힘을 준 스포츠 스타들이 금주의 인물에 가장 많이 뽑혔습니다.

국민요정서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제로 자리잡은 김연아씨를 비롯해, 일본 정벌에 나서는 프로야구 강타자 김태균·이범호, 한국 사격사를 새로 쓴 월드컵 파이널 2관왕 진종오, 평발의 한계를 딛고 20년을 달리다 은퇴한 이봉주, 메이저리그 한국선수 최다홈런을 쏘아올린 추신수, 히말라야를 오르고 올라 11좌 낭가파르바트봉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가 추락사한 산악인 고미영, 그라운드 약물복용의 검은 유혹을 폭로한 프로야구 선수 마해영, 3000이닝 대기록을 세운 프로야구 큰 형님 송진우씨 등이 금주의 인물을 빛냈습니다.

특히 양씨를 비롯해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 신인왕을 차지한 신지애, LPGA 스테이트 팜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씨 등 한국 골프선수들과 환갑의 나이로 브리티시오픈서 명승부를 벌여 아깝게 2위에 그친 톰 왓슨, 그리고 연말 ‘대형 OB’를 낸 바람난 타이거 우즈 등 골프선수들이 스포츠 장르 가운데 가장 많이 선정됐습니다.

스포츠 다음으로 문화계 인사가 ‘금주의 인물’로 많이 선정됐습니다.

큰 울림을 남기고 떠난 ‘우리 곁의 영원한 어른’ 고 김수환 추기경과 희망을 남기고 기적같은 삶을 살다간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도 감동의 메시지로 기록됐습니다.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를 발견하고 현재 암투병중인 박병선 박사, 세계에 ‘재즈 한류’를 전파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수상한 재즈가수 나윤선, 사상 첫 외국인 기관장이 된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참, 은관문화훈장을 탄 가수 이미자, 독립영화 돌풍을 일으킨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낮술’의 감독 노영석, 서울시향의 마에스트로 정명훈, 아이비리그 첫 한인 총장이 된 다트머스대 총장 김용씨와 재기 콘서트 준비 도중 숨진 세기의 가수 마이클 잭슨과 하룻밤 만에 세계적 스타로 인생역전의 신화를 쓴 수전 보일 등이 2009 금주의 인물을 장식했습니다.

경제계 인물로는 기업구조조정을 지휘한 김병주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장, 경제 한국의 금융 개척자이자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의 강의 대상이 된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뽑혔습니다.

국제적 인물로는 포스트 후진타오로 평가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 19년간 악몽과 싸워 이긴 미국판 조두순 사건 피해자 제니퍼 슈에트, 삼바경제 성장판을 열고 브라질 올림픽 유치를 이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끌어낸 하토야마 일본 총리, 케네디가의 마지막 황태자로 영면한 에드워드 케네디 미 상원의원, 북한에 억류된 기자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감추고 국익외교를 펼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뒤 생환한 필립스 선장 등이 소개됐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팀도 많이 뽑혔습니다.

위기극복 경제드림팀 윤증현 경제팀, 강호순 검거 1등 공신 경찰 4인방, 위기극복 한마음 대타협을 이뤄낸 노사민정 대표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주역 야구 대표팀,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떠난 청해부대, 하늘을 나는 어뢰 ‘홍상어’를 개발한 국방과학원 연구원들, 기능올림픽에서 16번째 우승한 주역 한국선수단, 3차 서해교전 승리 주역 참수리호 장병들, 가야 16세 순장여성을 복원한 국립가야문화재 연구팀 등입니다. 무책임 정치, 무기력 정부, 무대책 사회의 희생양이 된 비정규직도 ‘금주의 인물’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금주의 인물’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2010년에도 온 국민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인물들을 더욱 많이 발굴, 소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