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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법안 심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시ㆍ도, 시ㆍ군ㆍ구, 읍ㆍ면ㆍ동 3단계로 이뤄져 있는 우리나라 지방행정체제가 오는 2014년까지 50~60개의 통합시를 기본골격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대수술될 전망이다. 20세기초의 행정구분을 바탕으로 지난 1949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지방행정구조가 100년만에 일대 혁명을 맞고 있는 셈이다. 국회에서 진행중인 개편 작업은 당초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순항하고 있다.

여야 모두 초당파적 백년대계의 원칙 아래 오로지 지역발전ㆍ국가경쟁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위원장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는 이와관련, 지난 11일 첫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2차례의 법안심의를 거친 데 이어 월말에는 전국 5개권역에서 지방순회 공청회를 갖고 12월 정기국회에서 최종법안을 통과시킨다는 일정을 확정했다.

허태열 위원장은 13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 통합 원칙 ▲ 대통령 직속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행개추) 설치 ▲ 읍면동의 주민자치조직의 기능과 성격 등에 대한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지방행개특위가 12월중 통과시킬 법에서 구체적인 행정구역 개편안이나 향후 시ㆍ도 광역단체의 지위ㆍ기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대신 대통령 직속 기구가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허위원장은 “12월 정기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된 기본법이 통과되면 내년중 정부 시행령이 마련되고 곧바로 대통령 직속추진 기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장관들과 국회추천 전문가,시도지사 협의회 추천전문가, 시장ㆍ군수ㆍ구청장 협의회 추천 전문가들로 구성된 20여명의 위원들은 전국 230개 현행 시군구를 놓고 역사성·경제공동체·문화적 공동체· 지리·인구규모 등을 감안해서 대략 50-60개로 통합하는 모델을 만들 전망이다. 행개추에서 나오는 제안은 해당 자치단체에서 수용여부를 결정한다. 지역에 따라 이견이나 반대가 있을 경우 다시 조정안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또 통합원칙이 합의되더라도 통합시의 명칭, 관청의 소재지 등을 둘러싼 소지역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적잖은 진통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개편작업에는 야당도 긍정적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초당파 추진원칙을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허태열·권경석 (한나라당) 의원· 우윤근 ·최인기 (민주당) 의원 등 모두 8명의 국회의원들의 법안이 제출돼 있지만 8개법안은 시군구 통합에 따른 시·도 광역단체의 지위 문제 등에 대한 절차 등에서 차이를 갖고 있다. 다만 여야 의원안 모두 행정체제가 개편될 경우 현재 국가위임사무 70%, 지방자치사무 30%를 추진하고 있는 시ㆍ도의 기능과 지위에는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최형두 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