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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혈관성 치매든 알츠하이머든 대부분의 치매가 악물치료를 통해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고, 심한 행동정신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또한 조만간 알츠하이머 예방 백신도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8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 수는 8.4%인 42만명에 이르고, 치매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도 4명에 한명 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노인의 수도 급속도로 증가해 2027년에는 치매노인이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인 있어

노년기에 접어든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대부분 치매를 꼽는다. 이전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치매가 생긴다고 잘못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는 정상적인 노화과정과는 다른 특별한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매는 잘 알려져 있는 알츠하이머병만이 아니라 혈관성 혹은 다발성경색 치매, 가성치매, 뇌 손상에 의한 치매 등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용어다. 정상적인 발달 후 지적능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어떤 원인에 의해서도 치매가 발생하게 되는데, 치매 상태가 초래되는 데에는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인 질환이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종류별로 예방이나 조절, 또는 치료도 가능

보건복지부의 조사를 보면 치매는 유형별로 전체 치매 가운데 알츠하이머 등 뇌신경퇴행성 치매가 71%, 혈관성 치매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기타 치매에 속하는 대사성 치매, 뇌종양·뇌손상·영양결핍에 의한 치매 등은 원인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원상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약정상압 뇌수종, 대사질환, 경막하 혈종, 뇌종양, 알코올 중독, 매독이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등 다양한 원인을 들 수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완전한 회복은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면 더 심한 상태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을 치료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만 해도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만 예방하면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항치매약물 등으로 치료될 수 있고, 치매의 진행도 느려지게 된다. 알츠하이머도 최근에는 많은 치료약이 개발되어 원상회복은 못하더라도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고, 치매의 많은 행동 증상들을 상당 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

◆ 치매진료, ‘조기진단’이 중요

노인들에게서 기억장애가 보일 때 단순한 노인성 건망증으로 간과하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사의 진료와 함께 정확한 진단·약물·지지 치료를 받는 게 환자와 보호자에게 모두 중요하다. 조기진단만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지름길이다. 치매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전혀 다르다는 점도 조기진단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치매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는 최신 항치매약물들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치매의 조기진단과 조기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최근에는 치매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컴퓨터 치매 진단 도구가 개발돼 조기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면역치료법, 유전자치료법, 줄기세포치료법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 백신도 거의 실용화 단계에 있다.

한림대와 아시아치매학회가 주관하는 제3차 아시아치매학술대회가 10월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의 저명한 학자들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및 아시아 12개국에서 33명의 학자들이 참가해 첨단 정보를 공개한다.

＜도움말=서국희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교수＞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초기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

- 지속적, 반복적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이 저하된다.
- 최근에 나누었던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 물건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한다.
-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 평소에 잘 하던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 계산 능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진다.
- 성격이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