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이정은(21·김영주골프)이 국내 지존을 상징하는 ‘포스트 신지애’의 자리에 올랐다.

이정은은 10일 제주도 라헨느GC(파72·635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아시아투데이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최종일 3라운드에서만 버디 6개를 쓸어 담는 뒷심을 보이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때려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 상금 3600만원을 품에 안았다.

이정은은 정규 투어 우승 기록이 없으며, 다만 지난해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 2위를 차지한 것이 이제까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정은은 우승이 확정된 후 “편하게 치려고 노력했는데 전반에 너무 잘 풀려 우승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아버지가 캐디를 봐주시다가 갑상선 질환 때문에 건강이 안 좋아져 이후에는 어머니가 캐디를 보고 있다. 아버지가 이번에 제주도에 오지도 못했는데 그동안 돌봐주신 것에 보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타차로 2위를 차지한 김보경(23·던롭스릭슨)은 마지막 18번홀(파4) 2.5ｍ 정도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오른쪽으로 휘어진 데다 거리도 약간 짧아 연장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편 2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며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킨 김세영(16·대원외고 2)은 한때 7언더파까지 치솟으며 2위와 큰 격차를 보였으나 13번홀에서 친 티 샷이 아웃 오브 바운스(OB) 지역으로 들어가며 트리플보기를 범해 우승의 꿈을 접었다.

김세영은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12타로 3위에 그쳤지만 아마추어 부문에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