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최진실씨를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간 주요인 중 하나가 최씨를 둘러싼 ‘사채업 루머’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루머의 진위가 경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자살 전날인 1일 밤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어머니 정모(60)씨에게 “사채는 나와 상관이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러느냐”며 울면서 고통을 토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 당시 ‘사채업 루머’가 최씨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제의 루머는 ‘최씨가 차명으로 사채업을 운영했으며, 최근 자살한 탤런트 안재환씨에게 자금 일부가 흘러들어갔다’는 내용. 증권사 여직원 A씨가 인터넷에 올린 이 루머는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지난달 22일 최씨는 문제의 루머 유포자를 찾아내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최씨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안재환씨의 사망과 관련해 관할 노원경찰서에서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 통화기록까지 분석했지만 최씨의 연루 정황은 전혀 없었다”며 “사채설은 수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씨가 사망 전 수사를 요청한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사채업 루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관련 법률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정보가 ‘사실’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거짓 사실’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각각 명시하고 있다. 루머의 진위에 따라 A씨의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다만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속하기 때문에, 최씨의 유족측이 진정을 거둬들이면 경찰도 더 이상 수사하기는 어렵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