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대 공화당 예비 후보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0일 자신이 첫 경선 승리를 거뒀던 아이오와주에서 당내 경선 승리를 선언하고 미 대선 사상 최초의 흑백대결이 될 11월 대선 격전지를 파고들 계획이다. 오바마는 18일 오리건주 유세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내놓은 사회보장제도 민영화를 추진함으로써 노년층의 사회보장을 위협할 것”이라며 “나는 퇴직자들과 노년층들이 사회보장제도를 누릴 권리를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최근 공화당의 매케인을 겨냥하며 대립각을 본격적으로 세우면서 경제정책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오바마의 승리 전략 = 오바마는 20일 켄터키·오리건주 예비선거 개표 시점에 아이오와에서 경선 승리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아이오와를 택한 것은 오바마의 첫 승리지이기도 했지만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20일 경선이 끝나면 선출직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는 과반을 달성할 전망이다. CNN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 측 대의원 수는 현재까지 1904명(슈퍼대의원 292명 포함)으로 클린턴의 1717명 (274명)보다 187명 앞선다.

주별 경선에 걸린 선출직 대의원 과반(1627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일 경선에서 17명 이상만 확보하면 된다. 오바마는 아이오와 승리 발표에 이어 미주리·미시간·플로리다 등을 파고들 계획이다. 이미 11월 본선 ‘격전지’에 선거전략팀을 보냈고 향후 6개월간 수백만명의 민주당원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오바마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미약한 백인 노동자와 히스패닉, 가톨릭 및 유대계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공략에 나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vs 매케인 예측불허 판세 =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전략참모였던 딕 모리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전반적인 정치환경으로 볼 때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라크 전쟁, 경제난, 부시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 등으로 인해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면서도 “하지만 오바마는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 발언 파문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 판세는 한마디로 ‘이길 수 밖에 없는 정당(민주당)의 흑인 오바마’와 ‘패색이 짙은 정당의 영웅 매케인’의 승부라는 것. 모리스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인종문제가 중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본류인 보수주의자와 거리를 둬온 매케인은 공화당 정권을 향한 여론의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만큼, 이번 선거에서 중간층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오바마는 대략 3.8% 포인트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갤럽 조사에서는 오히려 매케인이 1% 앞서는 등 예측불허다. 특히 승자독식 방식의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 수가 많은 주들의 최근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혼전세를 보였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