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거의 끝나가면서, 정국은 ‘본선 경쟁’을 향해 가고 있다. 민주당 경선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일찌감치 후보 자리를 예약해놓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캠프는 전열을 가다듬으며 상대방을 향해 칼날을 휘두를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두 예비후보 진영의 면면을 조명하며 측근들과 참모들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형제 같은 보좌관’과 ‘누나 같은 측근’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매케인의 연설문을 작성하고 선거운동을 총괄하는 마크 솔터(53) 비서실장을 소개했다. 솔터는 조지타운대를 졸업하고 공화당에서 활동하다 1988년 매케인을 만나면서 바로 의기투합, 막역한 사이가 됐으며 20년 동안 매케인을 바로 곁에서 보좌해왔다. 연설문을 쓰고 후보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 유세 방향을 정하고 언론을 상대하는 것 등을 모두 그가 맡아 한다. 후보와 가장 밀착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선거캠프 내 고위 관계자들조차 매케인의 의중을 알기 위해 솔터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매케인 스스로도 “솔터와는 형제 같은 사이”라고 말할 정도다. 솔터의 부인도 매케인의 비서 출신이다.

앞서 저널은 오바마의 최측근 발레리 재럿(51)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재럿은 오바마가 “나와 내 아내 미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누이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는 인물. 흑인 인텔리 여성으로서 오바마, 미셸과 시카고에서 1991년 만나 친구가 됐으며 정치뿐 아니라 개인사까지 모두 의논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미셸 vs 신디의 ‘본선 승부’는 어떻게 될까 = 오바마와 매케인은 모두 부인이 개성 강하고 매력적이다. 맥주유통회사 상속녀인 매케인의 ‘백만장자 아내’ 신디(54)는 최근 남편이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납세 기록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기혼자인 매케인과 불륜관계를 맺었다가 결국 이혼시키고 결혼한 신디는 맥주유통회사 헨슬리 소유주의 무남독녀로 태어났으며, 미인대회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한때 약물중독 스캔들에 연루되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최근에 남편 곁에서 조용히 내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버드대 법대 출신 엘리트인 오바마 부인 미셸(44)은 남편 못잖은 언변과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 남편의 인기몰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이지만, 지난 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사랑하게 됐다”는 발언을 해 ‘애국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쟁쟁한 ‘브레인들’ 자랑 = 매케인은 15일 이라크전 논란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겠다며 “2013년까지는 이라크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바마는 중동을 방문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간접 설전’을 펼쳤다. 부시 대통령이 ‘적대적인 국가의 지도자들과도 대화할 수 있다’던 오바마의 말을 빌미로 “테러범들과 대화하며 위안을 얻겠다는 잘못된 태도”라고 비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오바마는 즉시 자신의 말을 부시 대통령이 왜곡해 공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번 대선에도 국가안보와 외교는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민간기구 외교관계위원회(CFR)에 따르면 오바마는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의 데니스 맥도너, 빌 클린턴 정부에서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을 지낸 앤서니 레이크 등의 조언을 받고 있으며 매케인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로버트 케이건 연구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울시 등과 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