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4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공식 지지 선언을 얻어냄으로써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초까지 민주당 경선주자이자 200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에드워즈의 지지선언은 오바마의 약점이었던 백인 블루칼라 유권자 결집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즈의 지지선언은 특히 오바마가 11월 본선을 겨냥해 방문한 미시간주에서 나왔다. 미시간주는 5대호 주변의 전통적 미국 공업지대로, 백인 노동자계층의 표심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 에드워즈 지지선언 = 에드워즈는 이날 저녁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시에서 열린 오바마 지지집회에 사전예고없이 등단해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밤 우리는 민주당 유권자들이 결정을 이미 내렸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고 나 역시 그렇다”며 “오바마는 앞으로 10년내 지금의 빈곤수준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싸움에 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방송과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긴급 톱뉴스로 전할 정도로 에드워즈의 결정은 지난 4개월간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심사였다. 에드워즈는 이날 지지선언에서 “오바마는 지금이야말로 벽을 허물고 미국을 하나로 만들어야 할 때라는 것을 가슴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민주당 내의 위대한 지도자 중 한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는 에드워즈 전 의원과 부인 엘리자베스가 건강보험 문제에 기울인 노력을 강조하며 “건강의료는 다음 행정부의 최우선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즈는 지난 1월 아이오와·뉴햄프셔·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때까지 모두 19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었고 특히 백인 노동자 유권자계층의 호감을 얻었다.

◆클린턴 “매케인은 찍지 마라” = 에드워즈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측은 이날 “에드워즈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클린턴 의원은 이날 CNN인터뷰에서 사실상 마음을 정리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내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 의원이 싫다고 해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찍는다면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3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 출구조사에서는 클린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36%만이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대선 본선에서 매케인을 찍겠다고 밝혔었다.

그는 “물론 나는 아직도 당의 대선후보가 되고 싶다”며 “그러나 내 지지자들이 (대선 본선에서) 오바마를 찍지 않는다면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임을 이해시키도록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혹은 오바마 의원에게 (경선기간) 투표를 했던 사람들은 매케인이 아니라 우리 중 하나와 함께하는 미국과 세상을 꿈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국민을 만났고, 아름다운 곳을 많이 다닌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경선을 정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