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마지막 최대관문인 인디애나주·노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또다시 1승씩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민주당 경선은 8월말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오바마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접전이 점쳐졌던 인디애나주 초반 개표에서 클린턴에 뒤짐으로써 ‘본선 경쟁력’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인디애나, 클린턴 승리 = 개표가 약 75% 진행된 상황에서 클린턴은 52%대 48% 득표율로 오바마를 근소하게 앞섰다. 클린턴 진영은 오바마가 강세를 보였던 주도 인디애나폴리스 지역, 그리고 오바마의 출신지인 시카고와 가깝고 흑인유권자가 많은 일리노이주와의 접경지역을 포위하기 위해 블루 칼라 유권자와 농촌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실제 인디애나의 25% 지역은 시카고 TV 방송 가시청권이었다. 클린턴의 작전은 성공해서 선거결과가 일찌감치 마무리 집계된 농촌지역 등에서는 2:1로 클린턴이 앞섰다.

인디애나 출구조사 결과 클린턴 지지자의 절반은 만약 11월 대선에서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면 오바마를 찍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클린턴 투표자의 3분의 1은 오바마가 아니라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했으며 17%는 투표에 불참하겠다고 응답했다. 48%의 클린턴 지지자만이 만약 오바마가 대선후보가 되면 그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민주당 유권자들 중에는 이번 경선에 이슈가 중요하지 않았다는 응답자(49%)가 이슈를 중시한 유권자(48%)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애나 경선에 걸린 대의원수는 모두 72명이다.

◆‘라이트목사 파문’과 노스캐롤라이나 경선 =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57% 개표 상황에서 오바마가 56%를 득표해 클린턴의 42%를 크게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에는 115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어, 오바마-클린턴 양 진영의 대의원 차이를 더 벌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출구조사결과 50%의 투표자들은 오바마의 종교적 스승이었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갓뎀 아메리카’ 설교 파문이 중요한 이슈였다고 응답했고 48%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인디애나주 양쪽 출구조사 공통적으로 라이트 목사 파문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투표자들은 클린턴 쪽에 대거 투표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들은 오바마를 지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오바마가 크게 앞서 나간 노스캐롤라이나 출구조사에서도 클린턴 투표자들의 38%가 공화당의 매케인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오바마 투표자들은 인디애나의 경우 59%,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70%가 11월 본선에 클린턴 후보가 나서더라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남은 경선은 = CNN에 따르면 6일 현재 오바마가 얻은 대의원수는 1765명, 클린턴은 1615명이다. 이날 최종 개표 결과에 따라 양측은 나란히 인디애나·노스캐롤라이나 대의원수를 나눠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경선에 남은 대의원수는 모두 217명. 클린턴이 대의원수에서 앞서려면 남은 경선에서 70% 이상씩 압승해야 한다. 두 후보 모두 6월3일 최종 경선까지 후보지명에 필요한 2025명 대의원수 확보는 어려울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796명의 민주당 소속 상·하원의원·주지사·당지도부 인사들로 구성된 슈퍼대의원이 8월말 전당대회에서 사실상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