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선거자금에 선풍적인 인기, 참신함과 변화의 메시지가 가진 호소력.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막강한 카리스마를 통해 시대의 아이콘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완전히 제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P통신은 23일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끝난 뒤 ‘오바마가 클린턴을 몰아내지 못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인종’이다. AP에 따르면 이번 경선에서 백인 유권자들 중 3명 중 2명은 클린턴을 지지했다. AP와 야후뉴스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백인 유권자들 중 8%가 여전히 ‘흑인 대통령’이 선출될 가능성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실제로는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것이 통신의 분석이다.

얼마전 월스트리트저널도 “민주당 경선은 결국 ‘백인 남성’들이 결정지을 것”이라며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인종주의 현상을 지적했었다.

두번째로는 ‘노동자층 투표’. 여기서의 ‘노동자층’은 경제적으로 중간층에 해당되는, ‘총과 신(Gun & God)’을 신봉하는 백인들을 지칭한다.

이들 유권자층은 오바마의 기독교 신앙이 진실한지에 아직도 의심을 보내고 있고, 총기 소유나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자유주의적인 태도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른바 ‘레이건 민주당원’으로 불리는 보수적인 민주당 지지자들 중 절반 가까이는“오바마를 찍느니 차라리 공화당의 존 매케인을 찍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경험 미숙’이라는 한계 ▲말 실수를 하거나 트러블을 일으키는 측근들 ▲클린턴처럼 냉정하고 치밀하지 못한 성격이 오바마로 하여금 경선을 조기에 매듭짓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AP는 지적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