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10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서울대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 노력을 하는 것과 함께 정부도 체계적인 지원과 뒷받침을 해줘야합니다.”

남익현 서울대 기획부실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의 연구 성과와 환경이 세계 10위권 대학과 비교해 양적 평가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아직 차이가 크다”면서 ▲장기발전 전략의 수립 ▲대학 발전을 위한 재정 확보 ▲ 대학경영의 효율성 및 경쟁력 확보의 세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남 부실장은 전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대학경쟁력 향상과 대학재정의 과제’포럼을 통해 발표했던 서울대와 세계 10위권 대학간 연구·교육·국제화 분야 핵심 성취도 지수(KPI, Key Performance Indicators)차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교수 1인당 연구비는 3억2200만원으로 세계 10위권 대학 평균인 5억4100만원의 59.5％, 총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논문 등재 수는 3946편으로 세계 10위권 대학 평균인 5632편의 70％ 수준으로 비교적 차이가 크지 않다”며 “그러나 교수 1인당 SCI논문 등재수는 7.5편인 10위권 대학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3,4편, SCI논문 1편당 평균 피인용 횟수는 하버드대의 35편, 버클리대의 21편, 동경대의 12편에 크게 모자라는 5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남 부실장은 “교육환경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다”며 “서울대 교수 1인당 학생수는 17명으로 세계 10위권 대학의 9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으며 학생 1인당 장서수는 113권으로 10위권 대학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협력을 맺은 외국 대학 수, 외국인 학생·교수 비율 등 국제화 관련 지표들 역시 10위권 대학에 비해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남 부실장은 “또 세계적 대학의 보유 여부는 국가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싱가포르국립대(NUS), 도쿄(東京)대, 베이징(北京)대 등은 정부의 체계적 지원과 발전 로드맵을 통해 세계 유수의 대학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부실장은 “재정적 측면으로만 따져봐도 서울대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려면 2025년 기준으로 7조3000억원이 필요하지만 서울대가 국고예산과 등록금, 연구비, 발전기금 등 기부금, 자산운영 수익 등을 통해 정부 지원없이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은 최대 3조8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남 부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밖에 안 되는 고등교육 예산이 확대되거나 두뇌한국(BK)21사업과 같은 경쟁적 자금 지원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역시 재정적 자구노력과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을 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