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발표한 4.9 총선 공천 내정자 가운데 일부 인사가 부정, 비리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후보 교체론이 터져 나오는 등 공천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서울과 경기, 그리고 지방의 일부 단수 후보지역과 후보들 간 경쟁력 차가 월등한 71개 지역에 대한 공천 내정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공천내정자들의 부정, 비리 전력이 드러나면서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에 공천이 잘못됐다며 후보 교체를 요구하면서 공천 후폭풍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2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천심사위가 내정해 발표한 71명 가운데 2명이 윤리적으로 하자가 있어 공심위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며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인준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또 “이명박 정부의 각료 인선에 이어 이번에 한나라당이 공천을 잘못한다면 총선에서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최고위에서 부정, 비리 전력자에 대한 인준을 의결할 경우 또다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이 문제삼은 공천 내정자는 서울 북쪽과 서북쪽 지역의 K씨와 H씨 등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 이명박계로 분류되고있는 K씨는 전직 직장에서 수백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외 인사인 H씨는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측을 도왔으며 과거 직장에서 권한 남용으로 2004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선 대상자 명단에 오른 인물이다.

이들 두 사람의 공천내정이 확정된 이후, 탈락한 후보들은 당 윤리위와 공천심사위에 진정과 재심을 청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후보는 “20년 이상 이 지역구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아 한나라당을 위해 일해 왔는데, 죄질이 나쁜 부정 비리연루자에게 공천을 주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K씨와 H씨를 포함한 71명의 공천 내정자에 대한 인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지적한 인사들의 문제점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나 공천심사위의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4일 대전과 충청권에 대한 3차 공천심사 결과와 주중에 서울의 중구와 종로,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전략지역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하는 등 공천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부정 비리 전력자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4.9 총선 공천 내정자를 속속 확정지으면서 조만간 부정, 비리와 연루된 김덕룡 의원과 박성범 의원 등에 대한 공천 여부를 가릴 방침이어서 공천자격 논란이 언제든지 공천갈등으로 폭발할 수 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