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좌우 이념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부가 좌편향적인 시민단체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데다 과거지향적 정책을 쏟아내면서 국론 분열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진실을 밝혀 화해를 이끌어낸다며 2005년 1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출범 당시부터 논란을 빚었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총뿐 아니라 5년 단임 정권이 사회적 합의 없이 근현대사 100년을 송두리째 고쳐 쓴다는 시도 자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진실화해위 위원들의 면면을 통해 좌편향 인식을 가진 인사들이 대거 포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 대통령의 동향 선배이자 ‘정신적 사부’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초대 진실화해위 위원장으로 정해지자 코드 인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송 위원장은 “서울과 평양이 손을 잡아서라도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발언으로 좌편향 인식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우익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출발부터 진실화해위가 첨예한 좌우 이념대립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자 한나라당은 진실화해위를 ‘국민분열위원회’로 명명하기도 했다. 우익진영은 진실화해위에 대해 좌편향의 잘못된 역사관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노무현 정부의 북한 눈치보기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 대북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한국은 기권을 결정, 비난이 쏟아졌다. 그보다 앞선 2006년에는 찬성했던 인권결의안에 대해 불과 1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 기권해 버린 탓에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는 타격을 입었다.

당시 국내외 40개 대북 인권단체 모임인 북한인권단체 연합회는 “여전히 북한 인권 상황은 최악인데 지난해에는 찬성표를 던졌다가 올해는 기권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자유와 인권이 말살된 상태에서의 평화는 거짓일 수밖에 없으며 조건없는 대북지원은 결국 폭정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권의 단체로 변모했다.

노무현 정부는 시민단체를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흡수,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이상 고위급 인사 55명 가운데 10명을 시민단체와 노동권 출신 인사로 기용했다.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참여연대 보고서’에도 시민사회단체의 권력화가 여실히 드러난다. 참여연대 출신 전·현직 임원들은 대거 노무현 정부에 참여, 158개 자리에서 중용됐다.

정부는 지난해 시민단체에 보은이라도 하듯 사회통합과 평화, 소외계층과 인권신장, 자원절약, 환경보전 등을 위해 140개 단체 155개 사업에 49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평택미군기지 확정저지 범국민대책위 소속 단체 등 불법 폭력 시위 참가 단체에도 지원을 계속해 물의를 빚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사건＞

▲ 진보당 조봉암 사건

▲ 부일장학회 헌납의혹 사건

▲ 재일교포북송저지 공작사건

▲ 아람회 사건

▲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건

▲ 전 법무부 검찰국장 사망사건

▲ 국민보도연맹사건

▲ 제주예비검속사건

▲ 전국형무소재소자 희생사건

▲ 여순사건

▲ 미군관련 희생사건

▲ 서천등기소 방화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