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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5년(2003~2007년)간 저소득 빈곤가구의 월평균 가계적자액이 35만원, 가계 적자율은 가처분소득의 50%가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 빈부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저소득가구의 상대적 빈곤은 더욱 심화되고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진 셈이다. 노무현정부 들어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우치며 서민들을 위하겠다는 평등주의적 경제정책에 함몰됐지만 되레 저소득 서민들의 고통만 깊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소득 가구 월평균 35만원 적자=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를 소득수준별로 20%씩 5단계로 나눌때 노무현정부 5년간 소득하위 20% 빈곤가구의 월평균 가계적자액은 35만2700원이었다. 매달 벌어들인 소득보다 소비나 각종 세금 등으로 나간 돈이 평균 35만2700원씩 더 많아 적자살림을 꾸렸다는 얘기다. 이 기간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이 월평균 186만6400원씩, 전가국 평균으로도 53만2400원씩 흑자를 내는 등 나머지 소득계층에선 일제히 가계수지가 플러스(+)였지만 유독 저소득 가구의 가계부에만 붉은 줄이 그어진 꼴이다. 가계수지는 가구소득(경상+비경상소득)에서 가구지출(소비지출+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플러스가 나오면 가계수지 흑자, 마이너스면 적자가 된다.

동일한 맥락으로 저소득 가구의 흑자율도 -50.8%(적자율 50.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흑자율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각종 지출을 제외하고 남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로 저소득가구의 경우 100만원의 가처분소득을 창출할때마다 평균 150만8000원씩 썼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고소득가구의 흑자율은 35.8%, 전체 평균으로는 21.2%였다.

◆소득불평등도 확대=빈곤가구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직접적인 원인은 소득이 크게 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 출범 첫 해인 2003년이후 2007년까지 소득 하위 20% 빈곤가구의 월평균 소득증가율은 17.6%(74만2700원→87만3700원)였다. 이는 소득 상위 20%고소득층의 소득증가율 24.6%(537만2200원→669만5500원)는 물론 전체 평균 증가율 21.9%(264만6300원→322만4800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 소득격차는 2003년만해도 7.23배였지만 2007년에는 7.66배로 더욱 벌어졌다. 소득의 불평등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니계수(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 심함)도 0.341에서 0.352로 높아져 경제이론으로 보더라도 불평등도는 분명 확대됐다.

◆체감경기 악화=한국은행에 따르면 노무현정부 5년간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국내총소득(GDI)증가율은 2.5%로 지표경기를 반영하는 국내총생산(GDP)증가율 4.4%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5년간 경제의 ‘파이’는 조금씩 늘었어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토록 나빴던 이유는 이처럼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 저소득 빈곤가구의 살림살이가 상대적으로 나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성태윤(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서민이나 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해선 대기업이나 부유층을 위축시키는 정책이 아니라 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유인책이 필요했다”며 “노무현정부 들어 반기업정서가 팽배하고 각종 규제와 세금으로 기업과 부유층을 옥죈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 서민에게 피해를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김광두(경제학) 서강대 교수는 “주거비용이나 사교육비용 등 통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서민들에겐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었다”며 “지금과 같은 세계화시대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충실하는 것이 곧 서민과 소외계층을 위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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